김호중,

가끔 만나 덕질을 공유하던 앨리스 형들과 뜻을 합쳐 김천에 가기로 했다.9시 20분 srt를 이용하느라 바쁘다초 단위까지 맞춰 늦게 만나는 시간을 계산하던 나도 나이가 들면서 불안요소가 많아진 탓인지 바빠졌다.

네 사람이 무사히 만나 들떠 있는 사이 어느새 김천 구미역에 도착했는데 역사가 넓고 깨끗했다.

늦은 귀가를 꺼리는 언니가 있어 출퇴근 기차를 일찍 타면 어차피 와도 된다고 해서 예약 변경을 하고 나서는 시간 여유가 생겨 직지사로 먼저 가기로 했다. 택시를 탔는데 운전사가 김호중학교에 다닐 때의 방황에 대해 얘기를 하자 부모 손도 없고 갈 곳 없이 고생하며 살아온 청소년이 천재적 재능과 노력으로 많은 사람을 위로해 주면 감탄하지 않는다고 그런 말을 하느냐며 다들 흥분했다.그런 청소년을 돌보지 않은 사회적 책임도 있는데 어른들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일장연설…

점심은 김천사 입구의 지난번 행해진 정산마을 한정식의 푸짐한 반찬에 만족했다.

입구 공원을 돌아보면 깨끗하고 아름다운 물빛과 바람도 불어주고 햇살의 뜨거움을 밀어주는 정말 좋은 날씨.

둘은 직지사로 올라가고 둘은 입구 문 닫은 카페 야외테이블에서 수다 타임…

택시로 김천예고에 갔다가 코로나 시국 수업 중이라 들어가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알고 주저했다. 5시 이후에나 방문이 가능했는데 서울에서 와서 4명 중 몇 명 안 됐는지 급히 들어오라고. 지난번 들렀을 때 없던 세계적인 그래피티 작가 심찬양의 벽화가 보고 싶어 감사하며 조용히 들어갔다.다행히 멀리 운동장의 몇몇 학생들은 익숙한 듯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멀리 벽에 한복을 입은 여성 벽화가 눈길을 끌었고 투바로티 정자는 변하지 않았다.밴드 연습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예고고…

나오는 길에 남녀 분이 앨리스 같다며 인사를 부탁했다.여자분이 남자분을 ‘이신화’ 박사님이라고…이런 영광이… 김호준 가수를 학교에 받아주고 그의 재능을 알아봐준 그분이라니.영화 ‘파바로티’에서 오달수 씨가 맡아준 그 분.서수영 교장과 함께 앨리스들에게는 큰 감사의 대상이다.멋진 미소와 매너로 우리에게 갤러리가 있다고 안내했다.저번 대구 전시회때 사진을 모아둔곳이라고 하는데, 여러가지 문제로 아직 정식개장이 된곳은 아니지만 뜻깊은곳이라 얼마나 기쁘고…좀더 시간이 지나 이곳이 기념관처럼 만들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길까지 안내해 주고 헤어지려니 생각지도 못하고 기쁘고 고마운 분을 만나니 마음도 들뜨고 신기했다.

언덕 주차장을 내려 김호준의 썰매길로 향했다.시작을 알리는 로고가 선명한 보라색 바탕에 보기 좋게 표시되어 있으며, 골목길 벽에는 다양한 표정의 사진과 노래가사가 함께 어우러져 멋진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아직 조형물이 설치되지 않았고 80%의 공정이 이뤄졌다면 어떤 모습일까.지금은 코로나 상황에서 예측하기 힘든 투자겠지만 100m 정도의 길로 시작되는 이곳이 앨리스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김호준 가수 복무 해제 후 찬란한 활동으로 더욱 빛나는 곳이 될 것이다.

연화지 쪽으로 가는 길에 긴 창문에 가수 사진이 있다는 이유로 들어간 다방 ‘그래도’의 선택은 아주 좋았다.

특징 있는 다양한 좌석들에 꽃차가 가득 찬 분위기 있는 곳.구멍 뚫린 벽에 걸린 재봉틀 독특하다꽃차 강의도 한다는 활기찬 사장은 포토존이라며 사진도 찍어주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긴 뒤 연화지로 향했다.얼마 전 만난 이신화 명예교장이 김호준 가수가 학창시절 잠깐 살았다고 하던 국제 오피스텔이 보였는데 유튜브 ‘여행사 TV’를 운영하는 분이 그곳을 마치 김호준 가수기념관처럼 꾸며놓았다고 해서 사무실로 들어갔다.현관문에 붙어 있는 사진으로 찾았는데 아쉽게도 자물쇠가 잠겨 있었다.

연화지는 커다란 연잎으로 뒤덮였던 지난해 가을 단풍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크지 않은 연못에 연잎으로 덮인 연화지를 한 바퀴 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정자에 들어가면 관리하시는 분이 5시까지…거의 5시가 됐는데 빨리 둘러보고 나오라고 배려해 주셨다.

기차시간이 넉넉해서 다시 오피스텔에 가서 혹시 1층 부동산에 물어봤다면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전화를 걸었더니 받는 쪽이 가까운 앨리스님을 연결해 준다고 했는데 다시 연락이 와 지금 외부에 있다며 10분 정도 기다려 주면 직접 오겠다고 했다.세상에 감사할 일도 있다.오신 분은 무척 예쁘고 활기찬 젊은 앨리스였지만, 우리를 데리고 오피스텔로 들어갔다.들어가는 순간 슬리퍼에서 바라보면… 그리고 가수의 흔적…

생일 선물로 남편이 마련해 준 공간이라 가수에 대한 사랑은 어디까지일지…주말이 되면 방문하는 앨리스들도 많이 있어서 여기에 머무르면…김호준 가수를 위해서 김천에서 정말 많은 걸 해주신 분이었다.공식 채널 이외의 유튜브는 보지 않아 몰랐지만 제목과는 달리 가수만을 위한 콘텐츠를 방영한다고 했다. 제목만 보고 여행사인 줄 알았는데 그런 오해를 받는다고 말했다.김호준 소리길 비하인드를 들어보면 김천의 앨리스들이 많이 노력했다는 것도 알게 됐고…

가수와 관련된 사소한 것들도 갈구하는 앨리스들의 절실함을 달래려는 그 노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회사에 가는 길이라며 김천 구미역까지 태워다 줘서 너무 고맙고 그저 같은 가수를 사랑한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완강한 사랑을 보여주는 앨리스다.

30분 정도 여유가 있어서 우동에서 저녁을 먹고 기차를 탔다.기념지 방문의 단순한 시간은 뜻하지 않은 만남과 앨리스라는 이름의 인연으로 더욱 의미 있는 감동으로 가득한 하루였다.

김호준의 앨리스 앨리스 앨리스 김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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