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_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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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영이 쓴 『불평등한 선진국』(부제:대한민국의 불평등을 통계로 본다)은 그런 경제성장의 어두움을 통계로 가늠하는 책이다. 통계는 가장 객관적인 잣대로 활용돼야 하지만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오차도 많다.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이 책에 쓰여진 통계의 오류를 몇 가지 살펴보자.업무상 사고재해율 0.5% – 한국은 산재보험에 의해서 보상을 신청해, 승인을 받은 사람을 기준으로 통계를 낸다. 따라서 특수고용근로자처럼 산재보험이 아예 적용되지 않는 근로자는 여기서 제외된다.2) 20년을 제외하고 최근 5년간 자영업 폐업률=11% 내외-폐업률은 가동 사업자수로 폐업 사업자 수를 나눈 것이지만 비교적 오랫동안 자영업을 하는 이들은 계속 버티고 있어 전체 폐업률은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확연히 낮다.장애출현율(장애인수/전인구) 5.39% – OECD국가중 가장 작은편.이는 장애 판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으로 OECD의 대부분의 국가 기준에서는 장애로 판정돼 공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많은 사람이 한국에서는 장애를 인정받지 못한다.실업률은 말할 것도 없고 이쯤 되면 깨어 코 긁는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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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악명 높은 통계를 잘 알고 있다. 저출산과 자살률의 높음.이 책을 통해 더 세부적으로 OECD 불명예 1위가 속출한다.노인 자살률, 노인 상대적 빈곤율, 한국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 격차, 국회의원 여성 의원 비율(이는 일본이 1위), GDP 대비 장애인 대상 공적 지출, 조세 부담률의 낮음….’아! 대한민국’이란 유행가가 공허하고 세계 10위권 국가라는 우리의 본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저자는 기밀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계청 통계포털 사이트를 비롯한 정부 자료를 토대로 불평등한 선진국을 완성했다. 여기에 지적된 통계에도 오차가 발생할 수 있음을 미리 언급하며, 저자는 이러한 통계를 잘 살펴보더라도 대한민국의 현재 문제점을 적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저자의 생각에 이미 대한민국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세계 어디서나 소득 불평등 심화가 화두지만 대한민국은 그에 대한 정책적 대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박재영의 시선이 머무는 항목인 ‘노동/청년/가족해체·고령자·지방소멸/소수자'(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 장애인, 여성차별 등)로 나뉘어 본문을 구성하고 아쉬운 통계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설명을 계속해 나간다. 특이하게도 챕터나 부가 끝날 때 팩트 토론을 위한 간단 퀴즈를 넣어 내용을 재확인하고 있는데, 아무 교재도 아닌데 왜 이런 편집을 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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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된 내용이 5부로 구분돼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모두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돼 있다고 봐야 한다.부모의 부는 자녀에게 당연히 넘어간다. 어릴 적부터 좋은 주거환경에서 남보다 앞선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았고 야구에선 이미 2, 3루에 자리 잡았다. 좋은 대학을 거치고, (부모 찬스를 사용해도 사용하지 않아도) 좋은 직장에 들어가, 비교적 풍부한 생활을 계속해 간다. 계약금이 없어 당첨된 분양권마저 포기해야 하는 서민들과 달리 내 집 마련 때도 든든한 부모의 지원을 받는다.부가 세습되면 같은 논리로 빈곤도 계승된다. 이들이 상대적으로 고소득 직장을 차지할 확률은 적다. 밑바닥에서 용이 나오는 시대는 지났다고 할 정도다. 치열한 취업전쟁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설령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임금격차가 불가피하고, 열심히 살아도 나이가 들면 노인빈곤이라는 현실에 처한다.이에 대한 부수적인 작용으로 1인 가구의 증가와 출산율 저하는 운명이다.그들의 노동은 경력이 되지 않고 다만 소비될 뿐입니다. -163쪽, 너무 비관적인가.이러한 라이프 사이클을 반영하는 것은 매우 많은 통계이다. 1%의 번듯한 일자리를 찾지 않아도 되는 청년 9%의 번듯한 일에 성공할 가능성이 큰 청년 10%의 미친 듯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80%의 그저 그런 일자리 청년들 161쪽, 이미 수많은 매체를 통해 잘 알려진 핵심 팩트(소득 불평등, 외국인 증가, 지방 소멸, 노인 빈곤, 청년 실업 등)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반복적으로 입증해 주는 핵심 팩트(소득 불평등, 외국인 증가, 노인 빈곤, 청년 실업 등). 너무 많은 통계가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뭐가 중요해?”라는 생각도 들고방식을 약간 바꿔서 각 챕터의 가장 핵심적인 지표를 보여주는 대표통계 A를 설정해서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A1, A2 정도 예시를 드는 방법은 어땠을까? 팩트 토론을 위한 간단 퀴즈보다는 간결하게 독자의 기억에 어필하지 않을까.저자의 취지는 잘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 나라 선장을 뽑는 대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대한민국의 불평등을 통계로 보면서 부끄럽기보다는 실행 가능한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아마도 이런 정책은 포퓰리즘이 아니라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행위가 될 것이다.네이버도서 인플루언서 본리뷰어 @ 인디캣 인디캣 소장 :: 인디크랩 소라게 blog.naver.com * 인디캣 소라트(https://blog.naver.com/indiecat ) feat. 북루던스)에서 해당 도서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