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세계에 남을 것 같았던 달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우주여행 소식이 전해지는 것을 들으면 언젠가 달로 여행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먼 훗날은 확실치 않지만 지금 당장 밝은 달을 보러 갈 수 있다. 365일 언제나 둥근 보름달을 보러 가는 국내 여행지 두 곳을 골랐다. 전북 남원 광한루원과 충북 충주.
왼쪽 사진 : 남원시 제공 / 오른쪽 사진 : GNC21 제공
우주를 상징하는 정원, 달궁전, 광한루원
조선시대 5대 누각이 있다. 서울 경회루, 평양 북벽루, 진주 촛석루, 그리고 밀양 영남루와 남원 광한루 등이다. 북한에 있는 북벽루를 제외하고 나머지 4곳을 한국의 4대 누각이라고 부른다.
남원 사람들은 광한루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진주촛돌루는 한국전쟁 때 훼손되었던 것을 1960년에 복원하였고 밀양 영남루는 1844년에 건립되어 역시 복원한 역사가 있다. 광한루는 1419년 세워졌다가 1597년 정유재란 때 소실됐다가 1626년 복원됐다. 남원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자부심을 갖는 이유다.
광한루가 특별한 것은 우주를 주제로 하기 때문이다. 누원 앞 호수는 은하를 상징한다. 광한루라는 이름도 하늘의 옥황상제가 사는 월궁 광한청허부에서 따왔다.
광한루원에는 누각과 정자가 여럿 있는데 추석과 가장 어울리는 것은 ‘망월정’이다. 광한루 앞의 호수를 가로질러 놓인 오작교를 따라가면 수중누각인 완월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달놀이를 즐기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깃든 완월정 앞에 2020년 4월부터 보름달 조형물이 설치돼 인기를 끌고 있다.
달 조명 설치하고 나서 눈에 띄게 젊은 사람들이 늘었어요SNS만 검색해도 짤이 많이 나와요.이것을 보려고 밤에 찾는 사람도 많아요.밤에 돌아다니면서 완월정 주변을 보면 재미있어요.서로 예쁜 사진을 찍으려고 달 주변에 모여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어요.
신은숙 남원시청 관광과 주무관
관광객들은 완월정에 올라 처마를 사이에 두고 호수의 달 반영을 찍거나 원근법을 이용해 각기 재미있는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광한루원에는 달 조형물 외에도 야경 포인트가 많다. 누각마다 경관 조명을 설치해 운치 있고 밝은 울타리 길도 신은숙 주무관이 추천하는 숨은 야경 포인트다. 광한루원은 오후 6시 이후에 가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지금은 9시에 문을 닫지만 겨울이 되면 문을 닫는 시간을 1시간 앞당긴다.
9월 22일까지는 달빛 야행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추석 연휴를 끝으로 이 프로그램은 종료되지만 인근 남원예촌에서는 시립국악단 야외 상설공연(유료)이 열린다.
대한민국의 배꼽에 걸린 보름달, 중앙탑 공원 ‘대한민국의 배꼽’이라고 하는 충주에는 중앙탑이 있다. 한국의 중앙부에 위치한다 하여 중앙탑이라 부르는데, 정식 명칭은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이다. 탑 주변에 공원과 산책로가 조성되어 밤낮없이 충주시민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출처 : 스튜디오 드래곤
충주 중앙탑공원이 최근 화제가 된 것은 2020년 종영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등장하면서부터였다. 윤세리(손예진)와 리정혁(현빈)이 애틋한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을 중앙탑공원 강변에 조성된 무지개 길 위에서 촬영했다. 무지개길은 탄금호조정경기장의 부대시설로 조성됐다. 허전한 길이 2019년 조명을 받아 야경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출처 : 스튜디오 드래곤
출처 : GNC21 드라마가 끝난 지금도 사람들이 끊임없이 중앙탑공원을 찾는 것은 바로 보름달 조형물 덕분이다. 이종혁 중대 부대원과 윤세리가 남쪽에서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는 탑평리 칠층석탑과 달 조형물이 배경으로 잠깐 등장하지만 이곳은 낮보다 밤이 훨씬 아름답다.
중앙탑공원에 보름달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19년 ‘충주에서 달콤하다’ 행사 진행 중이었다. 중앙탑공원 야외행사장에 달 조형물을 설치하고 포토존을 설치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행사는 끝났지만 달의 조형물은 그대로 남아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출처 : 충주시 물가에 하나의 탑 옆에 두 개씩 설치하였습니다.행사 때 워낙 반응이 좋아 항상 놔두려고 마음먹었어요.행사 끝나고 한두 달 정도를 고민하다가 지금 자리에 설치했어요사랑의 불시착 드라마에 출연하고 나서 관심이 더 많아졌어요.일본 방송국에서 촬영 의뢰도 들어왔었는데, 코로나에서 굉장히 유감이네요.
박동일 충주시 관광과 주무관
▲홍지영여행+기자=매일경제=홍지영 기자페이지+여행으로 사람을 알고, 취향을 가다듬으며, 인생을 배우고 있습니다.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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