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Blue), 스스로를 외롭고 고독하게… 본 투 비 블루(Born to

쳇 베이커의 싱스 앨범을 구입했다가 음악에 빠져 그의 일대기를 그린 ‘본 투 비 블루(Born to be Blue)’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영화 제목 그대로 그의 삶은 Born to be Blue였다.

두 번째 감상을 하면 그의 삶이 더 고독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그래서 음악에 그만의 진한 감성이 묻어날까.. 그의 음악을 들어보면 특유의 느낌이 있다. 따뜻하게 감싸안아주는 듯 로맨틱하지만 외롭고 쓸쓸하게 느껴지는..조용히 흘러가면서 계속 멍하니 듣고 있는 듯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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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으로 연기파 배우 에단 호크가 나온다.연기력이 뛰어나서 마치 그 사람이 진짜인 것처럼 느껴진다.

영화의 특성상 그의 연주가 계단식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는데, 장면 속에서 나오는 연주는 모두 완벽에 가깝다기보다는 어설프게 연주하는 모습도 들어있고.. 그의 삶을 그대로 다채롭게 보여주는 느낌이 든다.

  • 스포일러가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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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대사

아주카 내성이에요.아프리카어로 ‘과거의 영광’입니다.

아니요,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할리우드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아세요?키스를 2천달러에 사고 영혼을 2달러에 삽니다.누가 말했는지 알아요? 마릴린 먼로

우리가 사랑할 때의 감정 상태가 인간의 보통 상태라고 말했어요.인간의 진정한 모습은 사랑할 때 나타난다고..

손가락 없는 피아니스트 봤어?28년 동안 연습한 게 물거품이야 두 번 다시 연주할 수 없어.

오로지 나만을 해친 분이다. 나처럼 상처줘도 내가 줄게.”

그 정도면 포기해야지

웨스트코스트의 풋내기가 너희들을 먹여 살릴거야.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이발소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결국 이발소에 가게 된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노력하는 건 처음 봐요. 게으른 천재라는 게 문제였는데.

2초만…

저는 연주를 하고 싶어요. 그게 다예요

천사의 혀로 노래해도 사랑이 없으면 시끄러운 심벌이야.텅비어 올라가지 말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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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를 살펴보면 일대기를 다 다루지 않고 마약으로 수감되다 영화 촬영 계약으로 감옥에서 나오게 된 에피소드부터 보여준다. 그리고 1954년 뉴욕의 유명 재즈 클럽 버드랜드에서 공연한 모습과 현재를 오가며 교차적으로 보여주는데, 그녀가 흑인 뮤지션들에게 받은 평가에 대해 얼마나 가슴 아파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갑자기 나타난 사람들에게 맞은 체트는 안면에도 치명타를 입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고 앞니를 모두 잃어 앞으로 트럼펫을 불 수 있을지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영화 줄거리에서는 여러 남자에게 빚진 사실을 잊지 말라면서 폭행을 당했지만 언론은 마약상으로부터 보복 폭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어쨌든 그는 재기를 위해 피를 토하고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조금씩 트럼펫을 불려고 노력한다. 이 장면에서는 음악에 대한 그의 열망이 담긴 그리고 흑인 뮤지션의 말을 떠올릴 때는 그의 열등감이 보였다

‘난 너 같은 놈, 돈하고 여자한테 휘둘려서 음악 망치는 놈. 저 어리석은 백인 여성들이 재즈를 이해할 것인가? “인기투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쳇 베이커를 보는 흑인 음악가의 시선

그의 아버지 체스니 베이커는 프로 뮤지션이었지만 음악을 그만두고 이런저런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사람이었다. 아버지도 체트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지만 항상 마약을 다시 하고 마약을 끊고 여러 가지 사고를 치는 아들을 보면 가진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에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그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평범하게 사는 게 나으니까. 그러나 체트는 그런 아버지에게 반감을 갖는다. 아빠는 포기했지만 난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합리화… 아빠 말 중에 상처받는 말이 있긴 해 그에게 그렇게 여자처럼 노래해야 했느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그의 노래 목소리는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가냘픈 감성이 느껴져 그의 트럼펫 연주 느낌과 잘 어울리기도 한다. 청소년기에는 작고 변성기가 느려 목소리가 작았다지만 성인 후에는 미소년 같은 외모에 감성적인 목소리로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그였다. 아버지만큼 편견 없이 아들을 자랑스럽고 사랑스럽게 지켜봐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기도 하다. 아들은 아버지가 처음 사준 벨블링을 그만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는 제인과 사랑에 빠지지만 제인의 부모에게 인사할 때도 제인의 아버지로부터 음악적 재능과 버드 등 흑인 뮤지션과 비교당하며 의견을 듣게 되고 발끈한다. 비교되고 평가받는 것이 솔직히 싫증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는 그의 개성을 버리지 않고 여전히 그의 감성 그대로의 연주를 계속했고 사고로 인해 연주가 어렵게 됐지만 노력의 결실에서 매력적인 그만의 감성을 얻게 된다. 오히려 그의 약점이 강점이 되고 만 것이다.

정교함이 부족한 탓인지 목소리에 개성이 묻어났다. 옛날 체트 같지만 더 깊다.”

하지만 제인을 만나 마약을 끊고 열심히 살면서 해피엔딩이 되길 바랐지만 그의 삶은 그렇지 못했다. 약사라도 저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감탄할 정도였는데 마약의 중독성이 얼마나 큰지, 다시 악마의 소굴로 끌려 들어가는 걸까. 계속 나타나는 마약을 권하는 사람들은 정말… 그의 환경 자체도 좋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에게 게으른 천재로 비친 채팅은 노력으로 이뤄내는 천재의 모습까지 보여주지만 스스로를 묶어두면서 결국 사랑 대신 음악을 선택하고 음악을 하기 위해 마약을 선택하지만 그것은 변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연주를 계속하고 싶다. 그게 다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마약으로 갖는 소리 하나하나에 스며드는 느낌을 잊지 못하지 않았을까. 남을 그늘 하나하나에 스며들게 하는 것은 마약이 아니라 자기 자신인데 그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글쎄, 그의 입장에서는 음악에 완전히 취하기 위해서 마약에 자꾸 손을 댔을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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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제인에게 벨블링에서 청혼하는 장면은 정말 너무 낭만적이었어. 그리고 프로포즈하기 전에 했던 “2초만” 이라는 대사도..! 영화로만 봤을 때는 그가 사랑만큼은 잘 아는 사람처럼 느껴졌지만 궁금해서 더 자세히 본 그의 일대기를 보면.. 그는 사랑에 있어서도 참 파란만장하더라. 다시 일어설 수 없다는 편견 속에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기에 노력한 만큼 자신 있게 버드랜드에서 공연을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더욱 긴장하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매달리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잠시 자리를 비우려고 다시 갈대처럼 흔들리고, 마약을 끊지 못해 다시 마약에 손을 대고, 사랑하는 사람은 떠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인생을 살아온 쳇 베이커. 스스로 미련 없이 외로움을 선택한 것이고, 오로지 자신만을 상처 입히고 살아간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자신의 입장에서만 해당할 뿐 제인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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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제인의 성이 아주카라고 나오는데 아프리카어로 과거의 영광이라는 뜻이란다. 제인의 성처럼 체트 베이커는 과거의 영광을 많이 누리는 것 같다. 현재도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화제의 인물이 되기도 한다. 당시엔 부상으로 연주도 잘 못했지만 과거의 영광으로 작은 피자집에서 연주를 할 수 있게 됐으니까. 물론 그 뒤엔 피나는 노력으로 뛰어난 실력을 키워 오히려 전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되지만 좋은 음악 속에 그의 삶은 시들어갔다.

그는 쿨 재즈의 역사라고 불리는 사람인 만큼 현재는 살아 있지 않은 인물이다. 현재도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지만 나는 그의 음악이 감성적이고 편안하며 나른함을 준다는 점에서 호다. 제대로 된 음악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 이렇게까지 실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재능이 있었음이 분명하며 여전히 사람들에게 음악적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부상으로 오래 연주하는 게 힘들어서 중간에 부른다는 발상은 그녀의 매력을 더욱 보여주지 않았을까. 나는 그의 싱글 앨범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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